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으로 ‘통제와 조종’을 꼽았다.
권 교수는 1000명에 가까운 흉악범을 직접 대면하며, 사이코패스 성향이 극단적인 범죄 현장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인간관계에서도 특정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먼저 지적한 특징은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통제하려는 행동이다. 친구 모임이나 사적인 관계에서도 자신이 중심이 되어 타인에게 역할을 배분하고, 심부름을 시키듯 지시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직장에서의 선후배 관계가 아닌데도 “이번 달 모임 장소는 네가 정해”, “시간은 네가 잡아”, “연락은 네가 해”처럼 주변 사람에게 계속 역할을 부여하고 통솔하려 한다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순한 리더십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는 패턴이 반복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특징은 상대의 머뭇거림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권 교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상대가 “그럴까?”, “그래도 괜찮을까?” 하고 망설이는 짧은 순간을 빠르게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들어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상대의 판단을 자기 쪽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향은 사기 범죄나 가스라이팅에서도 두드러진다. 권 교수는 이들이 상대를 파악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상대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욕망이나 불안을 갖고 있는지를 빠르게 읽어낸 뒤 그 지점을 건드린다.
그는 사이코패스가 강력 사건보다 사기 사건에 더 많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상대의 욕망과 불안을 이용해 접근한 뒤, 피해가 발생하면 오히려 “돈에 눈이 먼 네 책임”이라는 식으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신의 책임은 지우고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돌리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심리 조종 구조다.
권 교수는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필요한 태도로 ‘친절한 단호함’을 강조했다. 단호함은 무례하게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요구에 대해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가 무리한 부탁이나 지시를 할 때는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따뜻한 말투로 “정말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라고 선을 긋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조언이다.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이들은 다른 대상을 찾아 이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 개인이 혼자 두려움을 감당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주변과 연결되고, 서로를 살피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악은 어떤 형태로든 선을 이길 수 없다”며 “내 주변을 돌아보고 이웃과 친숙해지는 것이 가장 강력한 범죄 예방책이자 우리 자신을 지키는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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